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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Crew

게임으로 바라보는 과학, 과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사이언티픽 게이머즈> 김명호

Creator Crew: 엔씨의 콘텐츠와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연결해 즐거움을 확장하는 사람들 우리는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즐깁니다. 즉, 게임 시스템 자체, 그래픽, 게임 속 세계관 등 각자가 몰두하고 좋아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깁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김명호 작가’는 게임을 ‘과학’이라는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풍부한 과학 지식과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을 담은 그의 웹툰 <사이언티픽 게이머즈>가 5년간의 연재를 마치고 2021년 6월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새로운 시선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과학 만화가’ 김명호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과학,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사이언티픽 게이머즈> 웹툰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사이언티픽 게이머즈>는 게임을 비평하기보다는 과학이라는 시선을 통해 게임의 또 다른 재미와 관점을 찾고자 기획한 웹툰이다. 간단히 말하면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정도가 되겠다. NC에서 처음 과학 게임 만화 연재를 제안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또 하나의 꿈을 이룬 느낌이랄까.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게임 회사에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장래 희망이었던 적이 있다. 비록 게임을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게임 회사에서 웹툰을 연재했으니 장래 희망을 절반쯤은 이룬 듯한 느낌이 들어서 기뻤다. 평소에도 과학과 게임을 접목하면 재밌는 콘텐츠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기에 엔씨의 제안을 받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렇게 5년간 연재한 <사이언티픽 게이머즈>를 단행본으로 내게 되었다. 감회가 궁금하다.보통 웹툰은 웹에서 연재하면 그것으로 일이 끝나지만, 나는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늘 출판을 염두에 둔다. 그래서 <사이언티픽 게이머즈> 웹툰 연재는 작년인 2020년 중반에 끝났지만, 올해 중반에 출판 작업까지 마치고 나서야 ‘이제야 비로소 연재가 종료됐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2015년에 연재한 시즌 1 원고는 지금 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단행본을 준비하면서 많은 부분을 새로 쓰고 고치느라 일이 끝났단 느낌을 받으려야 받을 수가 없었다.(웃음) 엔씨 덕분에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게임 과학 만화를 오랫동안 연재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단행본도 내게 되었다. 이번 단행본 출간은 게임과 과학을 좋아하는 내 인생에 또 하나의 마침표를 찍어준 것과 같다. <사이언티픽 게이머즈>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몬스터 헌터’ 편이다. 스토리 설명에 오류가 있어서 굉장히 많은 지적을 받았다. 아마 5년 동안 연재하는 과정에서 제일 많은 댓글이 달리지 않았나 싶다.(웃음) 단행본에서는 지적받은 부분을 수정했다. ‘지구방위군’ 편도 떠오른다. 게임에 나오는 거미형 몬스터를 실제 거미와 비교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나도 배경음악까지 따라 부르며 아이와 함께 신나게 즐긴 게임이어서 더 인상에 남는다. 게임, 과학과 비과학을 선택하는 세계 과학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알아가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보통 우리는 과학을 학교에서 접한다. 그저 외우고, 시험을 쳐야 하는 과목으로 인식하다 보니 ‘과학’이라는 말 자체에 큰 부담을 느낀다. 축구로 바꿔 생각해보자. 아이들에게 매일 강제로 100번, 500번 드리블과 슈팅을 연습시키고, 정기적으로 시험을 보게 한 후 결과에 따라 혼낸다면 축구를 좋아할 아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람들이 ‘과학=공부’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과학에서 수많은 경이를 발견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더 잘 즐기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세상에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도 즐길 수 있는 건 없지 않을까. 요즘 인기 높은 히어로 장르 영화들도 제대로 즐기고 보다 풍부하게 이해하려면 마블, DC 코믹스 등에서 출간한 원본 작품들을 봐야 한다. 축구나 농구 같은 스포츠도 더 큰 재미를 느끼려면 룰을 이해하고 기술을 익히는 등 일종의 배경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배경지식이 필요한데 유독 과학에만 야박하게 구는 것 같아 억울하다.<사이언티픽 게이머즈>를 연재하면서 새로운 과학 지식을 깨닫고 놀란 경험이 있는지. ‘데스 스트랜딩’ 편에서 다룬 ‘스마트폰과 청소년 정신건강의 상관 관계’가 인상 깊었다. 흔히 스마트폰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니 부모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 역시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부모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양육에 쏟는 시간이 줄어든 결과, 아이들이 점점 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렸다는 이야기였다. 나 또한 그런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에 자료를 조사하면서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사이언티픽 게이머즈>를 보면 ‘게임 안에서 과학이 이렇게 쓰인다고?’ 하는 생각이 들곤 해서 흥미로웠다. 스스로 그런 감상을 한 경험이 있다면.개발자들이 천동설과 지동설을 게임에 구현하는 이야기를 다룬 ‘툼 레이더’ 편이 기억난다. 나는 게임을 하면서 앞으로 움직이고 있는 탈것에 캐릭터가 올라설 때마다 제자리 점프를 시키곤 한다. 일부 게임에서는 관성이 적용되지 않아 탈것만 앞으로 가버리고 캐릭터는 뒤로 점프한 것처럼 되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엔씨의 개발자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현상의 원인은 게임 안에서는 편의상 천동설과 지동설을 넘나들며 적용하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시속 150km로 달리는 기차 위에서 이리저리 총을 쏘며 달리는 캐릭터가 있다고 하자. 이때 캐릭터의 관성이나 중력 등을 모두 시뮬레이션하면 굉장히 복잡해져서 구현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기차는 고정되어 있고 배경이 움직인다고 설정하는 게 편하다. 실제로는 지구가 엄청나게 빨리 자전과 공전을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지구가 멈춰 있다고 가정해야 생활이나 계산이 편한 것처럼 말이다. 즉, 짧은 거리를 달리는 속도를 잴 때 지구의 자전과 공전 속도까지 감안하고 적용하진 않는다. 가상세계 속에 현실을 재현하려는 게임의 특성은 이렇듯 과학과 얽혀 재미있게 나타나곤 한다. 상념, 즐거운 스트레스이자 창작의 원동력 <사이언티픽 게이머즈>를 5년 동안 연재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진 부분이 있을까?처음에는 일하면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신났지만, 작업을 매달 하다 보니 압박감이 생겼다. 어느 순간 게임을 하더라도 맘 편히 즐기지 못하고 ‘소재로 쓸 만한 게 있나?’ 하며 찾게 되더라. 무엇이든 일이 되고 생계가 걸리면 힘들어지는 것 같다.(웃음)게임에서 과학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다.내가 다루는 과학 분야의 특성을 생각해보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주된 이유는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웃음) 그래서 틈틈이 과학책과 기사를 훑어봐야 한다. 또한 농구같이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반대로 조용한 길을 산책하기도 한다. 둘 다 기분을 환기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일하면서 즐거웠던 순간이 있다면.모든 창작자가 그렇겠지만, 내 작품을 본 독자들이 재밌다고 피드백할 때다. 특히 내 만화는 과학을 다루다 보니 재밌다는(?) 피드백을 받기 어려워서 더욱 반갑다.과학 만화가, 과학자와 비과학자를 잇는 징검다리 과학 만화 창작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과학 만화가로서 시류에 따르는 인기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조금 무겁더라도 진지한 과학 정보를 담은 만화를 계속 그리고 싶다. 훗날 누군가가 한국어로 된 자료를 찾을 때 내가 그린 만화만 검색된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 앞서 출간한 『김명호의 과학 뉴스』는 최신 과학 소식을 만화로 전달하는 내용인데 그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 또한 작년에 『관찰과 표현의 과학사』라는 책도 냈는데, 유럽 문화사와 과학사를 접목한 시리즈로 몇 권 더 진행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일반인과 과학자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과학 만화가’로서 계속 활동하고자 한다.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10년을 주기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20대 후반에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것, 30대 후반에는 내가 쓰고 그린 단행본을 출판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다행히 꿈을 이루었다. 지금은 50대 초반에 멋진 SF 만화를 발표하는 것이 목표다.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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